드라마 지옥(HELLBOUND) 넷플릭스

지옥(HELLBOUND)

1.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이라는 드라마가 개봉되었다. 이 드라마는 '종교와 죽음'라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연기자들은 오징어게임에서처럼 화장기 없는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조연(무명)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스토리가 잘 짜여져 있고, '상징'이 여기 저기에서 돋아나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2. 갑자기 괴물 셋이 나타나 죽음을 예고하고 사라진다. 그 예고된 날이 오면 괴물이 사람을 죽인다. 죽음을 예고받은 사람이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괴물을 보내 지옥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래서 죽음의 계시를 받은 사람들은 죄인으로 당연시된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종교의 맹목성, 종교지도자의 사리사욕, 종교 교리의 불합리(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한 신, 원죄, 인간의 자율성 등)를 드러내려고 하는 줄 알았다. 5회차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거 코로나-19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3. 사람이 큰 병에 걸리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병에 걸린단 말인가?" 즉 병에 걸린 사람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병에 걸린 것이라는 생각. 죄를 지은 사람은 죽을 병에 걸리거나, 마땅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병에 걸린 사람은 죄를 지었을 것이라는 미신을 쉽게 믿어버린다. 코로나-19에 걸리게 되면, 암에 걸리게 되면 곧 죽을 수 있다는 암시를 준다. 죽음을 예고받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병/죽음의 공포 말고도 도덕적 폭력에 시달리는지 모른다. 저 사람은 왜 암에 걸렸는가? 코로나에 걸렸는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유흥업소에 드나들었다거나, 술과 담배를 자제하지 못하고 방탕하게 살았다거나, 폭음/폭식/남여관계 등 이런 저런 죽음(병)의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병에 걸린 사람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죄를 짓지 마라. 죄를 짓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합리화하려고 하는 인간/사회/종교의 취약성을 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