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라톤 힘차게 달리자?

사람의 말은 금새 사라진다.

말할 때 그 자리에 가까이 있던 몇 사람만 들을 수 있다. 

그것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가면 잊혀진다.

(에빙하우스의 기억에 관한 연구인 망각곡선에 따르면 48시간 내 대부분 잊힌다)

 

중요하고 깊이 새겨야할 말은 글로 쓴다. 

그 보다 더 중요하면, 돌에 새긴다. (몇 백년쯤은 새겨둘만한 것이라면)

아마 너무 중요하여 지나가는 모든 이가 기억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것을 돌에 새겼을 것이다.

"인생은 마라톤, 힘차게 달리자."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입구 

1. 인생은 마라톤인가?

마라톤(marath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육상 경기에서 42.195km 달리는 장거리 경주 종목. 기원전 490 아테네의 용사가 전쟁터인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달려와 전승의 소식을 전하고는 죽었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되어 있다.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매우 힘든 경기라는 점에서 인생이라고 비유한 것 같다. 

 

 글 좀 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했다. 기나긴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꾸준함으로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지금 당신이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참고 계속 달리면 누가 좋은가? 달리는 당신에게 좋은가?  계속 달림으로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조직의 지도자, 성과를 가장 많이 가져가는 윗사람, 모두 달리자고 제안한 사람, 남들은 달리게 하고 자기는 달리지 않는 사람) 그렇게 달린 다음 고통의 댓가는 무엇인가? 기록과 명예인가? 왜 달려야 하는지도 모른채 달리다가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고통을 인내하며 달려야 하나? 

("그런 것이 인생이고 좋은 것이라면, 너나 참고 계속 디져라고 달려봐라")

 

2. 힘차게 달려야 하나?

즐겁게 달리면 안 되나? 왜 힘차게 달려야 한다고 썼을까? 힘 안차게 달려도 좋을 것 같다. 재미있게 달려도 좋을 것 같다. 행복하게 달려도 좋을 것 같다. 왜? 왜? 왜? 힘차게 달려야만 하는가.

 

다분히 타인의 시선으로 달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표현인 것 같다. 그 사람이 힘차게 달림으로써 보기 좋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힘차게 달리면 달리는 내가 좋은가? 내 몸에 힘이 넘쳐서 힘차게 달린다면 좋은 것이다. 내가 힘이 없고 지쳐있는데도 기운을 차려 힘차게 달리자는 것이라면 사양하고 싶다. 힘들면 쉬었다 가는 인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참고 견뎌서 달려야 하고, 더구나 힘없이 달리면 보기 좋지 않으니, 마치 힘이 넘치는 것처럼 힘차게 달리자는 주장은 잔인하다. 인간에 대한 애정도 없다. 목표만 중시 여기고 1등만 추켜세우는 비인간적인 모양이다.

  처음부터 그런 세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인민하교니, 국민학교니 하면서 줄세우고, 참고 견디어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여기에 슬쩍 국가 대신 가족을 끼워 넣었을 것이다. 자식과 마누라를 위해 죽어라. 힘들어도 참고 계속 달려야 한다고 세뇌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것(죽어라 힘차게 달리는 것)이 진실이고 참이고 좋은 것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려서 내가 배운 것 중에는 거짓도 많고, 허위도 많고, 옳지 않은 것도 많다. 

(자식은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 북한 공산당이 언제 쳐들어 올지 모르니 흔들리면 안된다. 이기적인 것은 나쁜 것이다 등)

 

3. 그러면 어쩌자는 말인가!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죽을 때 까지 참고 견디면서 달려야 하는 것은 인간이 동물(경주마)에게나 하는 짓이다. 인생은 길지만, 결코 길지 않은 시간으로(금방 지나가니까) 의미있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즐겁게, 보람차게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자. 힘들면 쉬었다 갈 수도 있다. 그러다가 달리고 싶으면 달리고, 걷고 싶으면 걷고, 눕고 싶으면 눕는 것이다.

 

제발 남들의 시선으로 내 인생을 살지 말자. 힘차게 달리는 것은 니들이나 해라. 내 힘이 넘치면 나는 하지 말라고 해도 힘차게 달릴 것이다. 피곤하고 지쳤는데도 누구에게 힘차 보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재미있게, 즐겁게, 황홀하게 아름답게 살아갈 것이다.

 

죽음을 향해 달릴 필요는 없다. 그 길 끝에 행복이 있을지 불행이 있을지 모르는데 굳이 뛰어갈 필요는 없다.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갈 때도 있지만, 항상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놀다가 가면 어떤가! 

 

보뜰행정사

 

 

 

 

 

 

 

 

 

https://youtu.be/II11mP-4v5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