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축구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뉴스를 보다가 분노, 의문, 답답함이 치밀어 올라 관련 상황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개요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기간 중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과 선수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선수 사이에 생긴 폭행 및 불화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이를 이례적으로 빠르게 인정하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 최초 보도
손흥민이 한국의 충격적인 아시안컵 패배 전날 같은 선수단 선수와의 불화로 손가락이 탈구되었다.
썬 스포츠는 선수단의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즐기기 위해 저녁 식사를 빨리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 주장인 스타 손흥민은 종종 선수들이 팀 단합의 기회로 이용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선수들에 불만을 품었다.
손흥민이 문제삼은 후배 중에는 PSG의 에이스 이강인(22)도 포함됐다.
말다툼이 벌어진 후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31)의 손가락이 탈구되었다.
한 소식통은 썬 스포츠에 "다툼이 갑자기 시작되었다"고 제보했다.
몇몇 어린 선수들이 매우 빨리 식사를 하고 탁구를 치기 위해 나머지 선수들을 떠났다.
손흥민이 그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말했을때 그에게 무례한 말들이 나왔다.
곧이어 식당에서 갑자기 다툼이 시작되었고 선수들이 뜯어 말려야 했다.
손흥민은 모두를 진정시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한국은 요르단보다 (피파 랭킹이) 64계단 앞서며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좋은 팀으로 평가되었지만, 요르단전의 패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놀랍게도 지난주 카타르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단 한 번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요르단전에서 오른손 손가락 두 개를 묶은 채 게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붕대를 착용하고 있으며, 주말에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3. 최초보도 관련 의문점
영국 기자는 카타르에 가지도 않았다는데, 누가 제보한 것일까?
현재까지는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는 더 선 소속의 기자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기자들은 이번 아시안컵에 상당수가 동행을 했고, 당연하게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주로 취재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지구 반대편의 영국의 언론인 더 선이 대한민국 언론보다 빠르게 최초 보도를 하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더 선이 직접 취재를 한 것이 아닌 이상 누군가에게 해당 내용의 소스를 제공받았다는 건데 이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대한민국 기자들이 이미 이번 사태를 알고도 함구하고 있었다든가, 그것이 아니라면 이번 대표팀 관계자 중 누군가가 더 선에게 내용을 제보했을 거라는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돌아다니는 중이다.
서호정 기자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더 선의 기사는 토트넘 홋스퍼 FC 내부에서 이야기가 샌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러한 추측을 한 근거는 손흥민이 주변 동료에게 대표팀 후배들의 다소 선을 넘는 행동을 제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하는데, 이 후배들을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이강인, 정우영, 설영우로 추측하여 서호정 기자는 이번 사건을 이강인과 손흥민 개인간의 불화이기 이전에 신참파와 고참파의 파벌의 불화 문제가 깔려있다고 봤다.
4. 대한축구협회의 반응
어떻게 이렇게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지?
영국 보도가 대한민국 언론들에게 인용되자, 대한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국내 언론의 취재에 응했다. 원본 기사는 한국 표준시로 환산하면 2월 14일 05시 25분이다. 이 소식이 최초로 국내에 보도된 것은 14일 06시 13분의 스포츠조선이었다. 그후 4시간 조금 지나 오전 10시 41분에 수정된 기사에서는 이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취재와 사실 인정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기사 작성과 퇴고 및 송고 시간을 포함하여 평일 아침 3, 4시간 사이에 취재에 응한 것이 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 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다"라며 사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카타르 현지 대표팀 숙소 식당 바로 옆에 탁구장이 있었고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 일부가 탁구를 즐겼는데, 손흥민 등의 선수들은 탁구를 과하게 치는 선수들을 향해 4강전을 앞두고 있으니 자제하라는 취지로 질책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 등과 다툼이 일어났고, 멱살잡이 등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탁구장에서 마찰이 있었고 주먹다툼 수준의 충돌까진 아니었으나, 손흥민이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라고 설명했다.
2월 15일 전력강화회의 브리핑 후 기자회견에서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선수단 불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사태파악을 하고있다. 어느정도 사태가 파악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답하여 사태도 제대로 파악하지않고 불화가 있었다고 인정한 뒤 인정하고나서야 사태파악을 하고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 국내 언론보도 종합
조선일보. “손흥민이 멱살 잡자 이강인 주먹질”... 요르단戰 전날 무슨 일
서울신문. 선수들 싸움 방치한 클린스만, 참패 뒤 SNS엔 “꿈을 위해선 단합해야”
스포츠동아. 손흥민-이강인 불화 흘려 비난 돌리기?…음모론까지 등장
스포츠서울.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클린스만호 ‘탁구 사건’에 ‘울산 국가대표 3총사’ 함구
6. 이강인 사과문
사과문에 대한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과문을 쓰긴 썼지만 성의가 안 느껴진다", "대충 상황 무마하려고 쓴 듯한 느낌", "손흥민한테 먼저 연락해서 사과하길" 등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누리꾼들은 이강인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린 점을 꼬집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강인 측 법률대리인의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강인 선수의 대리인, 법률사무소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 입니다.
이강인 선수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강인 선수는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 보다는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금일자 디스패치 기사 등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데 이와 같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부득이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강인 선수가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습니다.
그 외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입장을 정리하여 밝히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강인 선수에게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kbs에 의하면 이강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업체와 논의중이던 광고 모델 건이 결국 철회됐다고 한다.
기존 광고건도 보류 여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 클린스만 감독, 경질되다
2월 15일 오후 진행된 대한축구협회의 전력강화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손흥민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는 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또 "한국은 선후배 간 예의가 있는 걸로 들었는데 예전에도 이랬냐"고 코치진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JTBC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을 준비하기 너무 힘들었다"고 밝히면서 "이강인과 손흥민의 충돌 이후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전력강화위원들에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이런 자리가 너무 좋고 소중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과 코치에 대한 비판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 전술 등 유형적인 능력은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지만, 클린스만은 원래 전술보다는 매니지먼트에 강점이 있다고 알려진 인물이었다. 지도력, 팀워크 등 무형 자산은 판단하기 쉽지 않기에 판단을 유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그런 무형적인 자산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
축구팀 뿐만 아니라 세상 어느 조직이든지 모두 친하고 하나된 팀으로 화기애애하게 운영되는 사례는 사실상 없다. 따라서 국가대표팀도 각자 생각과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만큼 선수들 간의 다툼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고, 그걸 관리하고 중재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과 역량 중 하나이다. 그러라고 연봉을 주고 '매니저', '감독', '코치', '스태프'라는 직함을 달아주는 것인데 너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있다.
심지어 당시 싸움이 난 식당에는 클린스만도 같이 있었지만 별다른 개입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2:0으로 패배한 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꿈을 이루기 위해선 팀이 단합해야 한다"라고 그 상황을 암시하기만 하는 등 팀의 총책임자로서 무책임하게 선수단을 방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클린스만은 2024년 2월 16일 경질되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유에 대해 'BBC'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로 한국보다 64계단 낮은 요르단에 패배했다. 클린스만은 사퇴할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결국 경질됐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후,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인기가 없는 인물이 됐다. 대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는 것을 선호했다. 클린스만이 취임 첫 6개월 동안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67일에 불과했다. 과거 외국인 감독들이 모두 한국에서 상주한 것과 대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8. 축구협회와 정몽규
협회나 클럽 같은 상위 기관에서는 선수단 분위기 조성과 선수 개개인을 위해 불화설이 있더라도 부인하거나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경우에는 불화설 기사가 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를 빠르게 인정했다. 이런 협회의 이례적인 행동 때문에 대한축구협회가 선수들을 방패막이로 삼아서 비판 여론의 화살을 돌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또한 불순한 의도가 없었다 치더라도 대한축구협회가 불화를 빠르게 인정한 것 자체가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책무를 저버린 졸속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한편 일부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협회장 정몽규를 더 비판, 비난 해야한다는 여론이 앞섰고, 이강인의 월권행위는 어느 집단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갈등임과 동시에 별로 신경 안쓴다는 여론이 강했다. 존댓말을 사용하는 유교문화의 우리나라에서 이강인의 이러한 월권행위는 중징계를 받아도 모자랄 행위였음에도 쉴드를 친 것이다.
9. 우리가 진정 안타까워하는 이유
현재 대한축구협회 역시 클린스만 같은 졸장을 제거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한국 축구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많지만, 실현될 가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협회의 무능한 행정이 계속되며 대표팀이 지금보다 더 최악으로 쪼개질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역사를 보면, 내부 단합이 안되는 조직은 외부와의 싸움에서 이긴적이 별로 없었다. 지도자의 무능과 무책임, 문제점을 보면서도 방관하는 상황이 어떤결과를 초래하는지 다시 한번 말해준다. 상당히 많은 고통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우리는 인내하며 응원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 지도자(협회 등 조직을 포함하여)의 역량 강화와 선수들 사이의 경직된 문화를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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