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와 동지팥죽

오늘 22일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다. 옛 선조들은 이날이면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팥죽'을 끓여먹었다. 꼭 풍습때문이 아니라도, 팥죽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다. 영양 풍부한 음식일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거나 소똥과 팥죽을 대문과 마당에 뿌리는데, 악귀와 액운을 내쫓는 뜻으로 중국에서 비롯한 것이다. 6세기 중후반에 씐 중국 고서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중국에 공공씨가 재주 없는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동지날에 죽어서 역귀가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살아 있을 때, 팥을 두려워했으므로 동지날에 팥죽을 쑤어 물리친 일을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지에 해당하는 날이 음력으로 11월 1~9일일 경우에는 애동지라 하여 어린 아이들은 팥죽을 먹지 않는 대신 팥을 넣은 떡을 먹고, 11월 10일 이후일 때는 어른동지라 하여 팥죽을 먹는다.

몇몇 절들은 이날 동지법회를 한다. 동짓날이 절에서 따르는 유일한 양력 절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서당은 이 날 입학식을 했다. 이는 동지 이후로 낮의 기운이 점점 커지므로 아이들이 학문을 깨우쳐 밝게 커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당의 입학식을 동지에 한 것이다.

 

밤과 낮의 길이

절기
일출
일몰
해가 떠있는 시간(낮 길이)
하지
5시 11분
19시 57분
14시간 46분
동지
7시 43분
17시 17분
9시간 34분
따라서 하지와 동지의 낮 길이는 오전,오후 약 2시간 30분씩 총 5시간 정도가 차이나는 셈이다.

 

참고로 낮이 가장 짧은 날인 건 맞지만,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도, 가장 일찍 지는 날 아니다. 낮이 가장 짧은 날이라 동지에 일출이 가장 늦고 일몰이 가장 이르다는 오해를 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 기준으로 일출시각은 1월 초순이 동지보다 늦고 일몰시각은 12월 초순이 동지보다 이른데, 이는 일출몰 시각에 지구 공전궤도 뿐만 아니라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와 위도 모두 작용하는 균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지가 일출시각이 가장 늦고 일몰시각이 가장 이른 날은 아니지만, 일출시각의 변화와 일몰시각의 변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지가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은 맞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