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배경과 전망

1. 요약.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Hamas)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Israel-Hamas war)이 한 달가량 지속되고 있다. 11월 현재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국제사회는 양측에 휴전을 촉구하는 한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음. 이번 하마스 기습 도발과 관련하여 정보 실패,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비대칭전력으로 무력화된 첨단 시스템의 한계 등에 대한 대비와 예비군 동원 등 중요 분야에 대한 대책 수립 및 북한의 불법 무기거래 통제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됨.

2. 원래 이집트의 영토였던 가자지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되었다가 2005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alestine Liberation Organization, PLO) 간 평화협정 체결로 이스라엘이 철수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가 시작된 곳이다. 2006 이후 년에 실시된 입법평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하마스(Hamas)가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 (Fatah)와의 무력 충돌에서 승리하면서 2007년부터 실질적으로 가지 지구를 통치하게 되었다.

3. 이번 하마스의 기습 도발 원인 및 배경으로 팔레스타인 내부 정파 간의 주도권 다툼,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의 강경 정책,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란 간 갈등과 외교적 고립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불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오랜 대치 상황과 중동의 정세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 결정으로서 이번 기습공격을 감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수년에 걸쳐 공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추진해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 1964년에 설립된 PLO는 현재 전 세계 팔레스타인인을 대표하는 정치조직으로 1993년 이스라엘과 오슬로 협정을 (Oslo Accords) 체결하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하였다. 이후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방식에 따라 파타와 하마스로 분열되었다.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하였으나 파타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정쟁이 시작되었는데 하마스가 무력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이후 파타가 서안지구를 그리고 ,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상황에서 양측 간 갈등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하마스는 미국과 EU 로부터 테러 조직으로 규정받고 있는 등 파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발을 시도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경향을 보여왔다.

5. 이러한 배경하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추진하면서 평화협정 준수를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유화책을 요구하자 하마스는, 양국의 수교로 인해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파타가 “팔레스타인 통치의 대표성과 정당성 나아가, 경제적 이익까지 독점할 수 있다 " 라는 이유로 크게 우려하게 되었다. 결국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만행을 응징한다는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정략적 차원에서도 이번 기습 도발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6. 미 행정부는 오슬로 협정의 핵심 내용으로 이스라엘과 PLO가 서로를 승인하고 주권을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 을 (two-state solution)’ 기본원칙으로 중동분쟁을 중재해왔다. 그러나 2017년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정책과는 달리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관점에서 중동평화정책을 추진하였다. 2017년 1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공식 수도로 인정하는 ‘예루살렘선언’을 발표하고, 12월 14일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였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정책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 데탕트를 조성하여 외부에서 팔레스타인을 압박하는 정책으로 이른바 ‘아웃사이드 인(outside-in)’ 전략이었다. 이러한 정책의 첫 번째 성과가 바로 2020년 9월 15일 백악관에서 수니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소위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의 형제국이자 중동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 협상도 추진하였고, 이는 바이든 (Joe Biden) 행정부에서도 계속되었다.

7. 이란은 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일까? 원래 중동의 이슬람교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종교적 차이로 인해 역내 종파 갈등의 중심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중동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경쟁해온 관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각기 중동과 아랍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해왔는바, 이는 시리아와 예멘 내전을 포함한 주변 지역의 분쟁에서 서로 상대 진영을 지원하는 대리전 (proxy war)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번, 기습 도발의 배후에 이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이스라엘 하마스 - 전쟁 초기부터 제기되었다. 물론 이란은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고 아직까지 이란이 개입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하지만 이란이 하마스 외에도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이라크 시아파 민명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8.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가 될 것이므로 이로 인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하마스의 기습 도발과 관련하여 특히 검토해봐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번 , 하마스의 비대칭 전력을 앞세운 기습 도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스라엘의 정보 실패에 기인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비밀리에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이스라엘을 기만하기 위해 위장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이스 라엘은 가자지구를 철처히 봉쇄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경계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기습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초기의 대응 실패로 인해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도 대북 정보력을 강화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24시간 중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9.19 군사합의로 인해 대북 감시정찰이 제약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 휴일 새벽 첫 20분간의 사격에 5,000발 이상의 로켓포를 발사하여 아이언 돔을 무력화하고 드론 공격으로 분리 장벽의 감시 통신 체제를 파괴한 후 침투하는 하마스의 기습공격 양상이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며 앞으로 이를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와 유사한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군은 정보실패,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비대칭전력으로 무력화된 첨단 시스템의 한계 등에 대비하고 이스라엘의 대규모 반격을 가능하게 한 예비군의 동원 등 중요 분야에 대한 대책 수립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9. 이번 전쟁 과정에서 북한제 무기가 하마스에 유입된 정황이 발견되면서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에 이어 북한이 세계 최대의 불법 무기 제공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 북한 무기가 사 용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로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