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현지 공무원 인터뷰 결과, 제3자 개입 의심
인터뷰에 응한 공무원들은 대체로 친절했으나 자치단체 송출 결과물에 대해서만 홍보하려 하고, 이주노동자 인터뷰 진행에 난색을 표했다. 심지어 설문지 배부도 직접 하지 못하게 하고 우편으로 할 것을 요청한 곳도 있었다. 관계 공무원들은 이주노동자 인터뷰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합당한 이유를 대지 못했고, 이는 의도적인 훼방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귀국 보증금 유무에 대한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고, 송출 비용을 제3자 개입 없이 실제 비용만 받았다고 했지만, 관련 영수증을 제시하지 않았다.
2. 계절노동자 파견 시 융자를 주는 조건으로 계좌개설 및 불체자 발생시 압류조치 의도로 의심됨.
무엇보다 시중 은행이 계절노동자에게 융자를 주는 조건이 계좌 개설과 함께 미등록자 발생 시 당국이 압류를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은행이 시중 상업은행(제1 금융권)이 아니라는 점도 송금 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도 이주노동자 이익을 위한 조치는 아니었다) 지자체들은 계절노동자들에게 융자를 준 은행을 통해서만 송금하도록 하고 있었고, 실제로 한국 지자체 H*군은 미등록 예방 조치 차원에서 해당 통장을 시 당국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는 점에서 통장 압류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3. 불법체류자 발생 시 지역공동체와 가족에게 책임 전가.
한국에서 받는 급여를 반드시 해당 은행에 입금하되 귀국 시 지급하는 방식으로 융자를 주고 있고, 계약 만료 후 귀국하지 않을 경우 지역 공동체와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해외노동제한)의 미등록 발생 예방 조치는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었고, 급여 지급 방식 등 외에도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급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월 2회 휴무에 평균 근무시간 300시간. 과도한 숙식비 공제/45만원에도 실수령액은 180만원이 기준이라는 점, 계약자와 다른 근무처 등
4. 급여 통장에 대한 인터뷰 내용
“계절이주노동자로 P**에서 2022년에 5개월 동안 일했다. 두 달 가까이 일하고 농장을 옮겼고 계약이 끝나기까지 같은 농장에서 일했다. 해지되어 잔고가 없는 통장을 인천공항에서 돌려받았다. 그 전에는 내 통장을 필리핀(?) LGU가 갖고 있었다고 들었다. 통장을 받고 나서 불확실한 다음 기회를 위해 5개월 급여를 포기할 것인지, 5개월 급여를 포기하고 스스로 기회를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어느 쪽이 됐든 5개월분 급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 중에는 한국에 두 번째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처음 한국에 왔던 사람들 중에는 재입국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나도 농장을 옮긴 것 때문에 재입국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5. “한국에서 받은 급여를 필리핀에 있는 내 계좌로 입금하고 LGU가 통장을 보관한다고 듣긴 했지만 매달 급여가 얼마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귀국 직전에 통장을 돌려받고 J**이라는 사람이 통장에 20만 원만 남기고 30만 원씩 이틀에 걸쳐 반복해서 인출 혹은 이체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인출한 돈을 필리핀에 있는 내 계좌로 입금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ATM카드로 월 20만 원만 쓸 수 있었는데, J**는 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내 통장에서 돈을 가져 간 J**는 필리핀에서 출국할 때 자신이 LGU 정식 에이젼시라고 했었다. 내 통장에서 인출한 돈을 누가 관리하고, 그/그들이 얼마를 가져가는지도 모른다. 나는 5개월분 급여를 포기했다. LGU는 계절이주노동자 관리 방법을 바꿔야 한다.”
6. 전화로 도움을 호소했던 계절이주노동자 사례: M*군에 계절이주노동자로 입국한 필리핀인 6명이 일이 서툴다는 이유로 모텔에서 같은 방에 지내고 있고, 그에 대한 비용으로 1인당 20만 원을 청구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담당자는 사업장 변경을 해 줬으나 계절이주노동자들이 적응을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5개월 약정 기간 동안에 사업장 변경을 희망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업장 변경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관계, 공무원을 답하지 못하고 사업장 변경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이후 이주노동자들과의 연락이 끊겼다.
7. 숙소나 처우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터뷰이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긴 했으나, 이는 관계공무원들과 송출 에이젼시들에 의해 통제된 환경에서 나온 답변들이라는 점과 필리핀 노동환경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만족을 표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통장을 LGU가 갖고 있었다고 한 부분은 브로커가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이 좀 더 필요하나, 본인이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급여액의 얼마가 계절이주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근무시간 대비 급여 지급액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필리핀 현지 실태조사를 통해 계절노동자 제도는 토탈리콜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8. 한국인 노동환경과 급여수준이 필리핀의 노동환경과 급여수준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점이 이들의 기본적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많은 계절이주노동자들이 겪고있는 현실은 열악하다. 장시간 노동과 장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의 부재, 최저임금수준의 급여와(브로커비용, 항공료, 숙식비 공제 등 하면 실질적 급여수준은 더 낮아짐) 열악한 숙소문제, 파견근로 등 문제는 산적해 있다.
9. 조업노동자와는 달리 지역에 고립되어 있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송출과정에서의 비리와 노동현장에서의 반인권, 반노동적 대우는 그 자체로 반인륜적 행위이다. 이탈방지를 위한 노력이 노동환경의 개선이라는 본질에 입각하지 못하고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전방위적 압박이나 보증금 등 가족에게 연대책임을 묻는 방식의 전 근대적 행태도 문제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과 열열한 환송식을 통해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는 점에 자랑스러워 했지만 그 이면에 담긴 내용은 철저한 연좌제였다. 송출국가는 협약과정에서 을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불공정한 협약의 문제는 결국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문제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절이주노동자에 대한 반인권적, 반노동적 행태에 경각심을 가지고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