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한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긴급 발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침 9시께,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 현안에 관해 발표할 수 있다는 설명을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발표 주제도 시간도 공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시간(오전 10시)은 8분 전에야 출입기자단에 공지됐다. 방송사들은 급하게 생중계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5~30분 단위로 아프리카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이 예정된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을 찾아 약 4분 동안 발표하고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자원개발·에너지 관련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술렁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산업부 대변인실도 오전 9시께 인지하고 ‘해당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9시40분 기자들에게 전했다. 산업부 쪽은 ‘깜짝 발표’가 된 데 대해 “대통령실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만 설명했다. 안 장관은 “지난 주에 확정된 결과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어제(2일) 직접 대통령에게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사전 예고 없이 극도의 보안 끝에 발표가 이뤄진 배경을 두고 대통령실과 산업부 안팎에서는 “부정확한 정보가 미리 유출될 경우 투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한겨레신문)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의뢰한 결과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전문가 검증도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는 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탐사 시추 과정을 진행해 내년 상반기 즈음 실제로 석유가 영일만에 매장되었는지 여부와 정확한 매장량 등 상세한 정보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그러나 만약 탐사 시추를 통해 실제 상당량의 석유가 매장되었단 사실이 확인되어도 상업 개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채산성이 나오지 않으면 석유가 매장되었어도 유전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평가, 뭐 그리 긴급한 사안이라고 호들갑?
1970년대 포항 석유 발견 사건에서 드러났다시피 포항 일대는 지하자원 매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신생대 3기 지층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시추할 기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채굴 및 상품화하는 비용보다 훨씬 상회할 상업적 가치가 있는지이다.
실제로 정부 관계자는 "심해 1km보다 더 깊다고 보면 된다"며 "심해 가스전은 (깊이가) 1km 이상이라 실제 (가스·석유가) 발견돼도 생산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석유 시추 업계에서는 수심 300m만 돼도 심해 유전으로 분류되며, 주요 해상 산유국들도 심해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지는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km보다 더 깊으면 심해 유전보다 차라리 초심해 유전에 가깝다. 비교적 심해 시추가 본궤도에 오른 현재도 심해 유전은 높은 비용과 기술적 제약으로 채산성의 기준이 높으며, 개발 자체가 유가 및 비용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해당 유전을 검증했다는 미국 회사 역시 신빙성을 믿기엔 규모가 상당히 작다는 문제가 있다. 이번 조사를 맡았다는 미국 회사가 '액트지오' 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링크드인에 올라온 정보를 종합해 보면 2017년에 설립된 업체로 업력이 매우 짧다. 직원수 10명 미만의 개인사업(Sole Proprietorship) 형태의 기업으로 Victor라는 대표 외에는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는 인물이 없고 공개적으로 알려진 업체의 주소도 사서함으로 되어 있다.
석유 매장 가능성 브리핑을 한 시기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데 직구 규제 논란,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 제12보병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에 특검 법안들에 대한 거부권 남용에 가까운 행태 등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작 21%를 찍은 상황에 전술한 사건들에는 어떤 입장도 표하지 않던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에 나선 것에 의문을 표하는 반응이 많다. 더구나 대통령 취임 이후로 한번도 국정 브리핑을 하지 않다가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한 것이라 더더욱 이런 반응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추 성공률이 20%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석유 시추 성공률 치고는 높다지만 객관적으로 성공 확률이 낮은 만큼 정부는 조용히 있다가 나중에 시추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관련 사실을 홍보해도 될 일인데, 벌써부터 유전 개발이 확정된 거 마냥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나서 국민들을 들뜨게 만드는 건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심해 유전 개발은 최근 글로벌 정유사들도 시도 자체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탄소 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목표가 된 상황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심해까지 탐사, 시추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정유사들도 심해 분석 기능을 자체적으로 두지 않고 필요할 땐 외주를 맡기는 정도"라며 "그러다 보니 석유 공사도 심해 개발을 주도한 미국 업체에 판단을 해달라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뒤 지난 1월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강의한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확산되고 있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나. 앞으로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월14일 수원에서 촬영됐다.
이 영상에서 천공은 “엄청난 값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 파면 다 나온다. 이 나라 저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예전에는 그걸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영토) 밑은 아주 보물 덩어리다. 대한민국, 이 한반도에는 인류의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거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쪼만한 걸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런 귀한 것을 만지면서 국가가 일어선다. 이제부터”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겨레신문)
[참고] 1975년에도 유사한 포항 석유 발견 사건이 있었는데,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 본격적인 탐사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가능성만으로 정부 발표가 이루어진 것도 판박이이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기자는 과거 박정희 정부의 포항석유의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한 논문을 썼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해직을 당한 적이 있었다. 이번 사건을 보고 당시 일이 떠올랐는지 과거 포항석유 사건을 가지고 와 '물리탐사에만 의존하여 꿈 같은 발표를 했다',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 아닌 시추로 확인되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 탐사 시추를 하려면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 원, 최소 5천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 액트지오 발표에 대한 평가]
미국 액트지오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6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0분 간 기자회견을 했지만, 지금껏 제기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면서도 “실제 이를 입증하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근거·데이터 제시나 이 광구의 경제성 언급도 없었다. 결국 ‘파 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 사업을 대통령이 직접 서둘러 발표할 사안이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경향신문)
아브레우 고문과 석유공사 관계자 등은 기자회견에서 동해 광구를 이미 탐사한 호주의 최대 석유개발 기업 우드사이드가 경제성 없다는 평가를 한 것은 ‘시간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합병에 따른 조기 철수로 탐사자료를 심층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5년 이상 해당 지역에서 직접 시추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이 충분한 검토없이 ‘돈 될 사업’을 포기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현재로선 석유공사가 제공한 데이터만 갖고 분석한 액트지오의 추정과 판단이 동해 광구 시추를 밀어붙이는 전부인 셈이다.
아브레우 고문이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의 특징은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도, 향후 이 사업의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석유는 대부분 포화탄화수소가 50% 이상으로 구성되는데, 탄화수소 확인없이 나선 시추탐사 성공률은 매우 낮다. 추정 매장량이 36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로 격차가 큰 이유도 탄화수소 영향 때문이다. 경제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동해석유 테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제7광구 논란]
2024.06.03 - [업무 안내/행정정보] -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체제 종료 대비방안
제7광구는 제주해분(濟州海盆) 일대에 설정된 자원 탐사구역이다.
한일 대륙붕 협정에서는 7광구에 해당하는 지역을 제주도 남쪽에서 일본 서쪽에 있는 약 82,000km2의 마름모꼴 지대로 파악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면적의 약 80%에 해당하는 엄청난 크기의 해역으로, 마라도 바로 밑에서 오키나와 위까지 넓은 범위에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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