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받을 사람을 잘 알고 있어야 가능하고, 책의 내용도 꿰뚫고 있어야 할 것이다.
딸에게 선물로 받은 책이 바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이었습니다.
룰루 밀러 Lulu Miller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이유가 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갑자기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인생의 의미가 뭐예요.?"
아버지는 쌍안경 뒤에서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잠시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씩 웃는 얼굴로 내게 돌아서면서 이렇게 단언했다.“의미는 없어!"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 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 데크 아래 솔잎들이 쌓인 땅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말했다."너한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아"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아버지는 수년 동안 오토바이를 몰고, 엄청난 양의 맥주를 마시고, 물에 들어가는 게 가능할 때마다 큰 배로 풍덩 수면을 치며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게걸스러운 자신의 쾌락주의에 한계를 설정하는 자기만의 도덕률을 세우고 또 지키고자 자신에게 단 하나의 거짓말만을 허용했다. 그 도덕률은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며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흔히, 인생 별거 없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라는 말이다.
젊어서는 강력하게 부정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왜? (안타깝지만)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별것 없다)으로 끝이란 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아"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민들레 법칙'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