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도 못하는 꽃을 왜 선물했어!"
꽃을 선물하고 이런 말을 듣는다면 썩 기분좋지 않겠지요.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을 많이 선물합니다.
도대체 왜 꽃을 선물할까요?
요즘 유행하는 AI에게 사람들이 꽃을 선물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그럴듯한 답을 합니다.
꽃을 선물하는 이유는 감정을 전달하고 상대방에게 감사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꽃은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상징하며, 선물하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전달하는 작은 표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은 그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미국 뉴저지 럿거스 주립대의 심리학과 연구에 따르면 꽃을 받으면 화색이 돌며 기쁨이 넘치는 미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꽃에 약하며, 노인의 경우 꽃을 받으면 우울증이 개선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정서적 기쁨을 주는 기능으로 여성과 노인에게 효과적인 선물이라는 것인데요.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런 뻔한 질문과 제목을 가지고 글을 쓰는 이유는?
꽃 선물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선물은 주는 사람이 더 기쁠까요? 아니면 받는 사람이 더 좋을까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선물을 주는 사람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선물을 줘야지라고 생각하고,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고, 그 사람이 어떤 선물을 좋아할까 상상하고,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고 혹시 운이 좋으면 받은 선물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까지 할 수 있으니, 여러 번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내 자존감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냥 선물을 받는 것 보다는 선물을 주는 쪽이 훨씬 더 내적 충만감과 기쁨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돈이나 유용한 물건이 아닌, 꽃을 선물하는 이유
꽃은 쓸모없는 것인가요? 꽃을 먹지는 못하겠지만 전혀 쓸모없다고는 말하기 어렵겠지요.
꽃도 쓸모있는 유용한 물건이고 상품입니다. 음악처럼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꽃의 유용성을 모르거나, 자신이 원하던 선물이 아니기 때문에 꽃 선물에 시큰둥한 반응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꽃을 바라보는 아주 짧은 순간만 본 것입니다. 꽃을 받은 후 10분 후에는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고, 10시간 후에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물건)도 그 물건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형편없는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심하게 표현하면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꽃은 생명입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곧 사그라듭니다.
이것을 사람으로 치면 열정적인 청춘의 한 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조화도 보기 좋습니다. 언제나 변하지 않고 예쁜 모습을 오래 볼 수 있으니까요. 마치 그림처럼. 살아있는 생화는 하루나 며칠 동안만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들어가는 모습을 조금 더 지켜보거나 버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을 보며 짧은 인생을 잠깐 살다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꽃"
이런 마음을 담아서 보내는 것이 꽃 선물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곧 사라지겠지만, 지금 내가 바라보는 꽃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지!
꽃을 보면서 잠시 느껴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온전히 그 꽃을 바라보는 나는 존중받는 느낌이 듭니다.
꽃을 바라보는 나를 위해 꽃이 태어나고 자라고 피지는 않았겠지요. 그렇지만 꽃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내가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기분좋은 일입니다. 나를 위해 꽃을 피운 것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뭔가요? 라고 물어보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현금"이라고 할 것입니다.
결국 그 현금은 또 다른 용도로 쓰이거나 과거 또는 미래를 위해 쓰이겠지요.
지금 당장 여기,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내게 환한 미소를 보내는 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은 좋은 선물입니다. 받는 사람이 그 의미를 알든 모르든, 무엇을 생각하든간에 꽃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