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율면에는 소뚝도랑길이 있는데 오래전 마을 사람들이 소를 몰고 다니던 둑과 길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농기계가 많지 않을 때 이용된 이 길이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부르고 있다.

1990년대까지 율면 농가 대부분은 소를 길렀다. 농부는 밭과 논을 가는 일을 마치면 석산저수지 둑이나 근처 풀밭에 말뚝을 박고 소를 매어두곤 했다. 그러면 소는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 낮잠을 자고 가끔 소끼리 뿔을 들이받기도 했다. 여름 오후 아이들은 소에게 풀을 먹이러 나왔고 소는 저수지나 도랑에서 흐르는 물로 목을 축였다.
당시 저수지에서 논으로 이어지는 도랑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저수지 둑과 도랑이 있는 근처를 소뚝도랑길이라고 불렀다.
둑은 높은 길을 만들기 위해 쌓은 언덕을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도랑은 좁고 작은 개울을 말하는 우리말이다.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하다 퇴직해 율면으로 이사 온 한 인물이 어느 날 이 길을 산책하던 중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다고 한다. 그는 석산2리 이장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 길을 다시 살리고 농수로도 정비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소망은 경기도 도랑 복원 사업, 환경부 우리 도랑 살리기 사업 응모로 이어졌고 2019년 마침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어 2020년 3월 공사가 시작됐다. 대상은 부래미마을 석산2리와 산성2리 일원이었다.
석산저수지를 중심으로 기존의 논과 밭 사이 풀을 깎고 잡목을 깔끔하게 제거했다. 논둑의 약 100m가량의 도랑에 자연석을 쌓고 길을 평평하게 다진 후 도랑의 폭과 둑의 너비를 넓혔다. 상습 침수 구역에는 넓고 깨끗한 도랑을 새롭게 만들었다.

소뚝도랑길은 총 길이 9.3km 3코스로 구성돼 있다.
1코스는 2.5km(소요 시간 35분), 2코스는 2.8km(40분), 3코스 4km(60분)이다.
그중 3코스는 석산저수지둑에서 시작해 복숭아 과수원과 배 과수원, 부래미생태공원을 지난다. 공원을 지나 다시 시골 농로를 걷다가 팔성산을 오른 후 부래미마을 다목적체험관까지 오는 코스다.

석산저수지둑은 연인의 길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윗마을 청년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이 저수지 둘레를 산책하고 있었고, 건넛마을 아가씨도 저수지 둑을 걷다가 만나 평생 연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자료출처 이천시청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