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조사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체로 '소나무'라고 합니다.
왜 소나무를 좋아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유교적 상징성과 역사적 중요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글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펴낸 "한국인과 소나무"라는 책자(2024년 6월 10일 발행, 발행인 배재수)를 참고하였습니다.
1. 1991년부터 2023년까지 32년간 수행된 8번의 수종 선호도 조사에서 2위와 많은 차이를 보이며 소나무가 1순위로 선정되었다. 산림청의 여론조사 자료는 보기 없이 조사자가 직접 응답자에게 “귀하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 얻은 결과이다. (2위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였다)
가장 최근에 조사한 2023년 조사에서 국민과 전문가 모두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는 인식이 기존 조사에 비해 10% 이상 낮아졌다. 이는 대형산불의 원인, 소나무재선충병 등의 부정적 인식이 언론에 노출된 때문이라고 한다.
2.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한 국민 455명 중 29%는 소나무의 경관적 가치를 그 이유로 선택하였다. 다음으로 수자원 함양, 온실가 스 흡수, 생물다양성 보전 등 환경적 가치라고 답한 사람이 24.8%였다. 다음으로 목재생산, 송이생산 등과 같은 경제적 가치라고 답한 사람이 18.0%,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15.8%, 애국가, 신화, 그림, 문학 등에 표현되는 인문학적 가치라고 답한 사람이 12.1% 로 가장 낮았다.
3. 소나무가 많은 이유는? 조선 후기 산림정책은 한마디로 소나무를 보호하는 정책, 송정(松 政)이었다. 조선 후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나무는 보호해야 할 중요한 나무였지만, 다른 수종은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수종으로 인식되었다.
해안 방어에 필요한 전함 건조를 위한 자재로 사용하는 소나무숲을 봉산으로 지정하여 해군이 주도하여 관리하였다. 6 국가로부터 소나 무의 중요성이 장기간 강제되다 보니 소나무는 함부로 베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나무’가 되었다.
전국 어디서나 온돌에 들어갈 연료가 필요했는데, 대부분 주변 숲에서 채취한 나무와 가지, 잎이었다. 강력한 송정이 추진되고 있으니, 소나무를 제외한 나무들이 베어졌고, 난방과 취사에 필요한 가지와 잎 까지도 채취되었다. 땅은 그대로 노출되어 건조하게 되었고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소나무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4. 목재로써 소나무. 침엽수로 확인된 목제품들의 경우에는 소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다. 특히, 종이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시대와 출토 지역에 상관없이 문자 기록을 위해 제작된 목간(木簡)이나 목간 형태의 목제품, 또는 도마와 나막신 제작에 소나무 사용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강도나 아름다운 무늬가 필요한 목제품을 제외한 일상용품 제작에 소나무를 많이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로 학계에서는 과거의 숲에는 지금과 유사하게 참나무류와 소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5. 숲 가꾸기와 인식의 변화. 1970년대 치산녹화를 위한 주요 조림 수종은 장기수로는 잣나무, 낙엽송, 삼나무, 편백, 유실수로는 밤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호두나무, 유자나무, 속성특용수로는 이태리포푸라, 은수원사시나무, 오동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등이었다. 소나무는 별도 조림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척박하고 훼손된 남한지역 산림 입지에 자연적으로 갱신되어 잘 자라는 토착수종이자 개척수종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림의 자연적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소나무는 1980년대 초기 황폐지복구 수종으로 인식되다가 2000년대 이후부터 경제림 육성을 위한 주요 조림 수종으로 본 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6. 우리나라 대형산불 현황. 2000년대 이후 대형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특히 소나무숲이 많은 영동지역에 봄철 건조한 바람을 일으키는 양간지풍이 맞물려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불관리 측면에서 소나무숲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소나무는 다른 활엽수보다 휘발성 정유 성분(테르펜)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불에 취약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소나무림 지역에 산불 발생 외부 조건(지형, 기상, 발화요인)이 맞물렸을 경우 산림과 주변지역의 산불 피해가 커질 수 있다.
7. 산림청 100대 명품숲 중 소나무숲
8. 북한에서의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북한에서도 사랑받는 나무다. 북한은 2015년 나라를 상징하는 나무인 ‘국수’(國樹)로 소나무를 지정했으며 북한 인민이 사랑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는다.
북한에서 소나무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라는 관습적인 어구를 떠 올릴 만큼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 김형직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남산의 푸른 소나무」는 김형직이 1918년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떠나 만주로 가면서 지은 노래로 1절은 “남산의 저 푸른 소나무가/ 눈서리에 파묻혀서/ 천신만고 괴롬 받다가/ 양춘을 다시 만나 소생할 줄 을/ 동무야 알겠느냐”라는 내용으로 돼 있다.
9. 소나무숲이 가장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강원・경북 지역의 경우 지난 약 30년 동안 소나무 작은 나무(소경 목) 비율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나무 감소에 따라 소나무의 미래 지속가능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나무 본수는 감소한 반면, 참나무류 나무의 본수는 그만큼 증가했다. 이처럼 강원・경북 지역도 산림생태계의 자연적 변화 과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