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가해자들의 2024년 현재 나이는 35~38세라고 한다.
공적제재가 이루지 못한 사적제재는 감정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가해자 주변인들에 대한 부가적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애시당초 그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주변인들의 비판적 시각)와 법적 제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지역 청년들에대한 과도한 감싸기로 인해 그들은 현재와 미래에 더 심각한 피해를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법체계(검/경~법원)의 개혁이 시급하다.
사건의 발단과 그 과정을 살펴보자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한 기관이라고 밝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04년 사건 피해자(가족) 측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앞서 '나락 보관소'를 운영 중인 유튜버 A 씨는 "제게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를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갑자기 등장한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며 "'나락 보관소'는 해당 공지를 삭제 정정하고 오인되는 상황을 바로잡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선 피해자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한 공지글이 삭제된 상태입니다. (출처 MBN)
밀양성폭행 사건 전말
밀양 지역의 남고생 44명이 울산 지역의 여중생이었던 피해자 최 양(당시 중3)을 온라인 채팅으로 유인해 1년 동안 성폭행한 사건이다. 2024년 기준 여기에 해당되는 죄목만 해도 특수강간 + 특수상해 + 불법촬영/유포 + 공갈죄 + 협박죄로 총 6개이며, 심지어 가해 남학생들의 친구인 여학생들도 망을 보거나 촬영을 위해 동원되었다.
2003년 7월부터 2004년 1월까지 반년의 기간 동안 온라인 채팅을 통해 최 모 양의 경계심을 풀며 범행을 노린 김 모 군과 그의 그룹은 2004년 1월 중순 경 최 모 양에게 밀양으로 놀러오라며 부탁을 했고, 이미 6개월간 채팅으로 알고 지내 심리적 경계심을 푼 최 모 양은 여동생과 함께 밀양으로 향했다.
최 모 양은 밀양시 가곡동에 있는 한 여인숙에서 박 모 군을 비롯한 무리들에게 처음으로 집단 강간을 당했으며, 이들은 둔기로 최 모 양을 폭행하고 성폭행한 뒤 이를 캠코더로 찍어 그녀에게 인터넷에 영상을 퍼트리겠다고 위협했다.
첫 번째 범행 이후 2004년 1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집단 성폭행, 금품 갈취, 폭행, 불법 촬영 등의 끔찍한 범죄가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집단 강간에 가담하는 인원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급기야 이들은 최 모 양의 친언니까지 불러내어 성기구를 이용해 또 다시 성폭행했다.
이들은 피해자인 최 모 양에게 인터넷에 영상을 공개했다고 협박하며, 최 모 양의 친부모에게 이 사실을 말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최 모 양이 이들의 나오라는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최 모 양이 재학 중인 학교에 전화해 불이익을 주겠다'라는 말을 하며 그녀를 정신적으로 협박했다. 이러한 용의자들의 철저한 입막음과 협박으로 최 모 양은 11개월에 달하는 범행 기간 동안 자신의 피해를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언론에서는 자매가 피해를 당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피해자의 여동생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여동생이 있는 것을 알게 된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여동생과 이종사촌을 불러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실만 있다.
이 사건을 저지른 이른바 '밀양 연합'이라고 불리는 미성년자 범죄 조직의 피해자는 경찰 수사 중 최대 5명까지로 밝혀졌는데 밀양에서 1명의 여고생, 창원에서 2명의 여고생, 울산에서 1명이 이들의 표적이 되어 성폭행과 강도를 당했지만 친고죄로 인해 피의자 모두를 기소하지는 못했다.
집단 성폭행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인원은 44명이지만, 망을 보거나 범행을 촬영하는 등 간접적으로 범행에 동조한 인물은 75명에 달해 이 범죄에 엮인 인물만 119명에 달한다. 그러나 경찰의 부실한 수사로 인해 직접 성폭행에 가담한 44명만 사법 처리됐고 나머지 75명의 공범들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되었다. 이들은 이에 대한 어떤 법적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한편 범행에 가담한 가해자들 중 일부는 실제로 영상을 인터넷에 퍼트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의 포털 사이트까지 유출되었다고 한다.
2차 가해
당시 밀양 경찰 중 1명이 피해자인 여학생에게 "내가 밀양이 고향인데 너는 밀양 애도 아닌 게 왜 여기 와서 밀양 물을 흐려놓냐", "네가 먼저 꼬리 친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으며 심지어 노래방 도우미에게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피해자가 너랑 똑같이 생겨서 밥맛 떨어진다"는 인신공격성 뒷담화를 했다. 해당 노래방 도우미는 이 사실을 신고했으며, 결국 법원에서 해당 경찰과 경찰서에 피해 배상금으로 각각 1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시키는 등 별 다른 보호 조치도 하지 않았고, 성범죄 피해자 대면 시 여경 동석이 기본이지만, 피해자가 직접 여경과의 동석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인 식별실이 따로 존재했으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은 조사실 안에서 서로를 마주 보게 한 채 서로를 지목하게 하는 등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넘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역시 경찰과 마찬가지로 비판을 받았다. 피해자가 피곤했기에 건성으로 대답하자, "동생과 짜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냐"고 하고, 다른 일 때문에 밀양에 간 적이 있다고 하자 "나 같으면 한 번 당한 이후로는 밀양 쪽은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은데 어떻게 또 갔어?"라는 질문이 있었다.
처벌받지 않았나?
지금까지 공분을 사는 이유가 피의자 중 그 누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가해자 44명 중 10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20명은 소년부에 송치됐습니다. 기소된 10명 중 7명이 구속되긴 했지만 판결 이후 소년부로 보내지면서 최종적으로 아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입니다.
지역 연고 이기주의 병폐
사건 후 '밀양 성폭행 사건의 책임은 여자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4%로 나타난 밀양 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보도되며 논란이 되었다. 인터넷에선 해당 통계가 '표본도 알 수 없고 통계 기관도 알 수 없는 자료'라면서 일방적으로 주작이라고 몰고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해당 설문 조사는 2005년 '밀양 성폭력 상담소'에서 지역주민 645명을 대상으로한 실제 이루어진 설문 조사였다.
피해를 입은 여학생은 수사가 시작된 2004년 7월 가해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어디 제대로 사나 보자", "너 몸조심 해라"라는 등의 협박을 당했다고 한다.
지역적 이해 관계를 가진 이들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몰아붙이고 이들이 밀양시 출신자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피해자보다도 밀양 지역의 안정성을 지키고자 하는 의도가 나타났다. 이제 범죄 관계는 피해와 학대의 의미가 아니라 지역의 도덕성에 대한 인식을 흐리는 위험하고 나쁜 것으로 전환되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피해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2차적으로 해를 입게 되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이 성폭력 사건을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특별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밀양시라는 지역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과하게 드러냈다. 또한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흑산도 집단 성폭행 사건과 같이 신안군에서 희대의 사건들이 터지기 전까지 밀양시는 작은 사회 및 닫힌 사회를 대표하는 격의 지역이 되었으며, 해당 사건은 이러한 사회의 부조리를 대표하는 격의 사건이 되기도 했다.
"너는 밀양 주민도 아닌 게 밀양에 와서 물을 흐린다"는 경찰의 말이 이곳의 폐쇄된 지역사회를 보여준다.
사적 제재 현상
이 사건의 경우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고, 현행 형법을 소급할 수도 없고, 일부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의거 기소할 수도 없기 때문에 현 사법제도로는 해결 가능성 자체가 없다.
그렇다고 소급효, 일사부재리와 같은 사법의 원칙을 바꿀수도 없기에 사적제재를 잠재울 방법이 아예 없다는게 제일 문제다. 이 사건의 위와 같은 특성은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이 알고 있기에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사적제재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이때마다 검찰 및 사법부를 향한 비판과 이로인한 형사체계 불신 정서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젊은이라고 해서, 남성이라고 해서 그리고 지역인재라고 그들을 감싸주었던 많은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밀양시는 2024년 6월 25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안병구 밀양시장과 8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안 시장은 향후 성범죄 근절 방안 마련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을 약속했다.
지자체장이 임기 중이 아닌 20년 전 사건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밀양 혐오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특단 대책으로 공식 사과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YTN 뉴스보도)